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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비양심에 더럽혀진 개방화장실, 366곳 문닫았다
등록일 2018-08-23 조회수 41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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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8.23 03:01

서울시민들 위해 문열어줬더니 토하고 문 부수고… 관리가 안돼

시민 편의를 위해 지정된 서울시 개방화장실이 이용객들의 이기주의 때문에 취소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개방화장실은 자발적으로 외부인들에게 개방한 민간 건물 화장실이다. 건물주들은 "일부 이용객이 시설을 함부로 다루고 더럽혀 관리·유지가 어렵다"며 잇따라 취소를 신청하고 있다.

최근 6년간 지정이 최소된 공공화장실은 366곳에 이른다. 시에서는 수시로 개방화장실을 추가하고 있으나 취소되는 곳이 잇따르면서 2012년(1258곳)에 비해 5분의 1 가까이 줄었다. 현재 서울 개방화장실은 총 1032곳이다.

개방화장실은 지난 2004년 서울시가 예산을 크게 들이지 않고 공중화장실을 늘리겠다며 시작했다. 시가 보조금을 주고 자치구가 운영·관리한다. 건물주가 구청장에게 개방화장실 지정을 신청하면 매달 시·구(區)로부터 5만∼10만원 상당의 위생용품을 지원받는다. 

22일 저녁 서울 중구 은행 건물 화장실 앞에 ‘우리 건물은 화장실을 개방하고 있습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처럼 민간 건물주가 자발적으로 개방한 공공화장실이 일부 이용객의 이기적인 행태 탓에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22일 저녁 서울 중구 은행 건물 화장실 앞에 ‘우리 건물은 화장실을 개방하고 있습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처럼 민간 건물주가 자발적으로 개방한 공공화장실이 일부 이용객의 이기적인 행태 탓에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이벌찬 기자

건물주들은 "공익에 이바지하는 뜻에서 개방화장실을 신청했는데 이용객의 갑질 때문에 운영하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이용객들이 "내 세금으로 운영하지 않느냐"면서 함부로 다룬다는 것이다. 중구 A빌딩의 화장실 관리인 이모(54)씨는 "지난달 취객이 화장실에서 토하기에 '더럽히지 말라'고 했더니 화장실 문을 부수고 갔다"면서 "변기가 2개뿐이라 수리 기간 동안 건물 근로자들의 불편이 심했다"고 했다. 지난해 2월 종로구 중식당은 이용객이 변기를 깨뜨려 20만원을 들여 교체했다. 식당 주인 이모(43)씨는 "동남아와 중국 등 외국 관광객이 변기 위에 쪼그려 앉아 용변을 보다 망가뜨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개방화장실 이용객이 과도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 서초구 패스트푸드점 매니저(37)는 "손님이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려고 해 아르바이트생이 말리자 '세금으로 운영하는 화장실 아니냐'며 윽박질렀다"며 "아르바이트생들이 화장실 청소 스트레스 때문에 일을 그만둘 정도"라고 했다. 광진구 대학가의 상가 화장실은 2년 전까지 개방화장실로 운영됐다가 현재는 외부인 출입을 제한한다. 건물 경비 최모(63)씨는 "화장실 이용을 제한한 뒤에 청소 아줌마가 '한 계급 특진한 것 같다'며 좋아해서 마음이 찡했다"고 했다. 

줄어드는 서울시 개방화장실 개수 그래프

개방화장실을 관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자 지난해 12월 서울시와 화장실 문화시민연대가 선정하는 '시민이 뽑은 우수 화장실'에 선정된 20곳 중 5곳은 "수상을 포기하겠다"고 나섰다. "지나치게 이용객이 늘면 관리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우수화장실상은 개방화장실 중 관리 상태가 우수한 곳을 선정해 2015년부터 매년 수여하고 있다.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개방화장실은 개방 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표지를 가려버린다. 지난 2010년부터 개방화장실을 운영한 중구 B빌딩은 지난해 서울시가 나눠준 표지를 뗐다. 건물 관리인은 "시위대가 화장실 표지판을 보고 몰려들길래 없앴다"고 했다. 중랑구는 관내 개방화장실 8곳 모두를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다. 송파구도 개방화장실 43곳 중 10곳을 제외한 나머지는 오후 8~9시면 문을 잠근다.

개방화장실이 줄고 이용이 어려워지자 시민 불편도 커지고 있다. 특히 택시 기사들이 "개방화장실 들어가기가 눈치 보인다"고 한다. 택시 기사 고택용(54)씨는 "한강대교에는 택시 기사들이 줄지어 노상 방뇨하는 곳이 생겼을 정도"라고 했다.

개방화장실 운영 업주들에 대한 보상이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개방화장실 한 곳이 매달 받는 지원은 화장지·비누·종량제 봉투 등 5만~10만원 상당 물품이 전부다. 그러나 이용객이 몰리는 대형 빌딩 화장실은 수도 요금만 한 달에 70만~80만원 나오고, 종량제 봉투 비용도 10만원이 넘게 들어간다. 시에서는 매년 5억원을 각 자치구에 개방화장실 관리 보조금으로 할당하고, 구는 자발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쓴다. 그러나 25개 자치구 중 성동·노원·서대문·관악·강남·강동 6곳 을 제외한 19곳은 시 보조금보다 적은 금액의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개방화장실 관리는 구 책임"이라며 "구에서 예산을 더 써야 한다"고 했다. 한 구청 관계자는 "구 예산이 한정적이라 화장실 관리에 큰돈을 쓰기 어렵다"고 했다. 화장실문화시민연대 표혜령 대표는 "시민들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개방화장실을 이용해야 문화로 정착될 수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23/201808230021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