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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뉴스]남자화장실 청소 언제까지 여자만…인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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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28회 작성일 17-05-2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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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화장실 청소 언제까지 여자만…인권은?



▲ 한 지하철 남자 화장실에서 여성이 청소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온 38살 제프 피트 씨는 한국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때마다 당황스럽다. 남자 화장실로 예고 없이 들어서는 여성 청소원을 보고 놀라서다. 그는 "처음에는 화장실을 잘못 들어왔나 싶어서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며 "지금은 여성 청소원을 보고 놀라진 않지만, 아직도 익숙지는 않다"고 말했다.

남자 화장실을 청소하는 여성 청소원에 익숙지 않은 건 외국인만이 아니다. 40대 회사원 박정기 씨는 "남자 화장실을 왜 여성이 청소하는지 항상 의문"이라며 "아무래도 신경 쓰이고 불편하다"고 했다.

■ 여성 청소원, '폭언,술주정' 등에 시달려
남자 화장실을 여성이 청소하는 건 선진국 중에서도 보기 드문 모습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선 보통 남성 청소원이 남자 화장실을 맡는다. 일본은 여성이 남자 화장실을 청소하지만, 청소 때마다 입구에 표지판을 세워 출입을 막는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이 화장실 안에서 여성 청소원을 발견하곤 깜짝 놀라는 이유다.

여성 청소원들도 애로점이 많다. 남성 이용자들이 여성 청소원을 보고 화를 벌컥 내며 '나가라'며 고함을 치는 일은 다반사다. 특히 취객이 많은 심야시간은 여성 청소원들이 기피하는 시간대다. 한 여성 청소원은 "술에 취해 시비를 걸기도 하고 바닥 여기저기에 토해놓기도 한다"며 "그럴 때면 평소보다 청소 시간도 길어지고, 자괴감도 든다"고 한숨을 쉬었다.

■ '남자 청소원 채용' 하늘의 별따기
남자 화장실을 굳이 여성이 청소하는 이유는 뭘까. 청소업체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남성 청소원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화장실 청소라고 하면 남성은 아예 지원도 하지 않거나, 합격 후에도 며칠 만에 그만두기 일쑤라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화장실 청소는 하찮은 일로 치부하는 사회적 인식도 있고, 처우도 좋지 않다보니 남성은 지원자가 거의 없다"고 했다.

현재 지하철역이나 대형마트, 백화점처럼 이용자가 많은 화장실 청소는 대부분 여성이 전담하고 있다. 한 지하철역 여성 청소원은 "역 내 화장실 19개를 18명 청소원이 관리하는데 모두 여성"이라며 "남성 청소원이 새롭게 오면 기존 인원들이 되레 불편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서는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150여개 화장실을 모두 남성 청소원이 담당하고 있고, 서울 군자역은 여성 청소원이 청소할 때 '청소중' 블라인드를 내려 남자 이용자들에게 미리 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다른 대부분 화장실은 이런 개선 없이 운영되고 있다.

 

▲ 서울 군자역 ‘청소중’ 블라인드


■ '청소중' 표지판 의무화 필요
화장실문화시민연대는 "남자 화장실을 청소할 때 표지판을 설치하자"며 자치단체에 '청소중' 표지판을 제공하는 한편, 매년 청소업체를 대상으로 같은 내용을 교육하고 있다. 이 단체 표혜령 대표는 "표지판을 세워 놓으면 남자 이용자들도 안에 여성 관리인(청소원)이 있는 점을 미리 알게 되니 서로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관련 내용은 이원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으로 대표 발의해 놓은 상태다. 법안은 청소중 안내판 설치를 의무화했다. 남성 이용객과 여성 청소원의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표 대표는 "간단해 보이지만 여성 청소원의 인권과도 직결되는 문제"라며 "현실적으로 남자 화장실을 여성이 관리할 수밖에 없다면, 환경을 보다 나은 쪽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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